품질기획 쪽에서 일하시는 분들이 가장 힘이 빠질 때가, 회사에서 품질경영시스템을 단순히 인증서를 받기 위한 수단정도로만 생각할 때입니다.
일부 극히(?) 드문 경우를 제외하고는 거의 그럴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만, 진짜 일부 회사들은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겠죠. ^^;;
그렇다면 왜 품질경영시스템은 뒷전일 수밖에 없을까요?
일반적인 회사의 방침과 목표에 대한 관리의 흐름은 아마 아래와 같을 겁니다.
(ISO9001/14001/45001 인증기업 기준이며, 요새는 ESG에 대한 부분까지 추가되었죠)
제가 직접 한 번 그려봄 ㅎㅎ
최고경영자의 경영이념에 따라 경영방침을 설정합니다. 이 경영방침을 기반으로 경영전략과 인증삼총사의 품질/안전/환경 방침이 수립되는데, 사실상 인증삼총사는 ISO요구사항에 나와 있으니 만드는 경향이 강하죠.
다시 돌아와, 경영전략에 따라 경영목표가 설정되는 이때 중장기와 단기목표로 나뉘기도 합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각 하위조직(부서 또는 팀)에서 실행해야 하는 추진과제들이 도출이 되죠.
회사마다 순서가 다르거나 단어를 달리 사용하는 경우는 있겠지만, 대충 저러한 방식일 겁니다.
위의 그림에서 [빨간색]으로 표시된 이 경영과 관련된 ("경영"이라는 글자로 시작되는 녀석들) 활동과 목표설정은 보통 경영기획, 사업기획, 기획팀이라는 소위 회사의 헤더집단에서 주관하게 됩니다. 최고경영자의 최측근(?)에서 활동하며 최고경영자의 의지를 실현하기 위한 집단이죠.
이 집단에서 만들어내는 지표들은 "경영"과 직결된 이익측면에 대한 목표 설정 경향이 강합니다.
(사실 대부분의 기업은 이익을 창출하기 위해 존재하므로 수입을 늘리고, 지출을 줄이는 활동에 치중합니다)
그래서 회사에서는 [빨간색]의 활동과 흐름에만 집중하고, 그러한 활동의 목표를 KPI로 설정합니다.
(KPI는 Key Performance Indicator로서 핵심성과지표를 의미하죠)
이렇다 보니, 각 하위 조직(예를 들어 부서/팀 등)에서 여러 추진과제가 도출되면 "경영"에 관한 내용들에 대해서만 열정을 쏟고, 그것을 모니터링하고 평가하는 헤더집단도 "경영"과 관련된 추진과제 실행여부와 성과에 대해서만 확인을 하죠. 그들은 아마, 품질경영시스템이라는 것이 있는지도 모를 겁니다 ^^;
이렇게 경영층의 관심밖에 있다 보니 자연스레 달성여부에 대한 관심도 없고, 경영목표와 같이 비중을 두어 인력과 자원을 투자하지도 않죠. (경영과 기획 쪽에는 경영목표만 관리하는 인원도 있는데 말이죠)
여하튼 그러한 인식이 1년, 2년... 계속되다 보니 경영목표 말고는 중요하지 않다는 인식이 팽배해지고 당연해져서 인증삼총사는 실제 경영과는 무관한 개별적인 활동이 돼버린 겁니다.
(가장 대표적인 개별적 활동에는 품질목표 수립, 경영검토 등이 예가 될 수 있죠)
인증을 받기 위해 일 년에 한 번씩 하는 활동, 개별적인 활동, 무의미한 활동은 즉 Side-job을 의미하는 것이고요.
여러분이 속하신 조직은 어떻습니까? 제가 설명한 것과 많이 다른가요?
(그렇다며 다행입니다. 좋은 회사 다니시는 거예요. 될 수 있으면 오래 다니셔요 ㅎㅎ)
그렇지 않은 조직은 다음을 생각해보셔야 합니다.
- 품질경영시스템에서 "품질"만 빼면 사실 헤더집단하고 있는 경영목표관리에서 하고 있는 것과 뭐가 다른지 비교
- 품질경영시스템 운용한다고 별도로 빼서 따로 관리할 것이 아니라, 품질방침의 목표관리를 경영목표에 통합시켜서 관리할 수는 없는 건지
품질경영시스템은 아시겠지만 품질만을 위해서 별도로 활동을 하라는 의미가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경영전략/목표관리와 그 맥을 달리 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전체의 흐름 속에서 품질이라는 Key값이 일부가 되어 운영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그럼 이만,
※이번 글은 제가 경험한 조직을 근거로 작성된 것이며, 더 좋은 방향과 체계를 가진 회사는 얼마든지 있음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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